원타임을 아는 중국인

오늘 우버를 하면서 꽤 인상적인 손님을 만났다.

코모레이크에서 탄, 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중국인 남자였다. 다운타운까지 가는 길이라 대화가 길어질 것 같진 않았는데,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었다.

“Where are you from?”

“From Korea.”라고 답했더니 바로 돌아오는 질문.
“North or South?”

순간 웃음이 나왔다. “당연히 South지.”라고 말하면서, 나도 북한 사람은 실제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들은 얘기도 떠올랐다. 북한 사람들도 해외에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냥 남한에서 왔다고 하거나, 연변에서 왔다고 한다는 이야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 때문에, 그들도 그렇게 대답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대화로 돌아왔다.

그가 갑자기 말했다.
“내 베스트 프렌드가 한국 사람이야. 나 한국말 조금 알아.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귀엽다 싶어서 웃었는데, 이어진 말이 더 놀라웠다.
“핑클 좋아해?”

나는 당연히 요즘 아이돌을 떠올렸다.
“블랙핑크?”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핑클. 원타임, 지누션 좋아해.”

순간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엥? 지누션? 원타임? 그거 나 어릴 때 좋아하던 건데… 어떻게 알아?”

그는 너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말해줘’ 노래 좋아해.”
“말해줘 말해줘 나에게 말해줘~ 이노래?”

완전히 놀랐다. 이건 세대가 맞아야 아는 노래인데. 그래서 물어봤다.
“너 몇 살이야?”

그는 웃으면서 되물었다.
“왜?”

“너 엄청 어려 보이는데… 말하는 거나 좋아하는 거 보니까 나이 좀 있을 것 같아서.”

잠깐 뜸을 들이더니,
“39살.”

진짜로 한 번 더 놀랐다.

자기 아버지도 동안이고, 본인도 술 살 때마다 나이 확인을 자주 당해서 곤란하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둘 다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또 하나의 공통점.
“나 소주 좋아해.”

“진짜? 나도!”

나는 맥주를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서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다. 대신 소주나 데킬라, 럼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맥주는 싫다고 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묘하게 공통점이 많았던 손님이었다.
나이, 취향, 그리고 예상치 못한 한국 가수 이야기까지.

오늘도 이렇게 예상 못한 대화 하나가, 하루를 조금 더 재밌게 만들어준다.

사람들의 취향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오늘 만난 손님처럼,
세대를 넘어 한국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니까.
투자도 결국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돈이 흐르는 거니까.

오늘의 뜻밖의 인연, 39살 원타임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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