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에서 던바 근처로 가는 콜이었다.
탑승한 손님은 남미 쪽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
우버 쉐어(Uber Share) 콜이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시작했다.
날씨 이야기, 어디 사는지, 오늘은 무슨 일정이 있는지.
짧은 영어지만 분위기는 꽤 편안했다.
그런데 우버 쉐어의 진짜 재미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 손님을 태우러 갔다.
매번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새로 탄 손님은 자연스럽게 뒷문을 열고 타려 한다.
그런데 이미 누군가 앉아 있다.
“어?”
순간 놀란 표정.
그리곤 작은 비명을 지르듯
“Oh! Sorry!”
하면서 반대편 자리나 조수석으로 이동한다.
마치 이미 누가 선점한 의자를 발견한 사람처럼.
그 와중에 한 명이 더 매칭됐다가 취소되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우버 쉐어는 신기하네.’
첫 번째 손님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손님이 계속 추가되는 걸 보니,
아마 처음 탄 사람이 우버 쉐어를 선택한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합류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처리되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두 번째 손님이 내렸다.
차 안은 다시 원래의 평화로운 분위기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곧바로 또 다른 남자 손님이 매칭되었다.
이번에도 똑같다.
뒷문을 열었다가.
“어?”
이미 사람이 있다.
다시 문을 닫고.
“Sorry.”
조수석으로 이동.
볼 때마다 웃긴다.
마치 의자 뺏기 게임 같다.
그러다가 드디어 첫 번째 손님인 남미 여자분이 드디어 내렸다.
갑자기 조수석 손님에게 물었다.
“혹시… 한국 분이세요?”
“네, 맞아요.”
그러자 그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꼭 물어보고 싶은거 있었는 우버 쉐어를 하면 첫번쨰 탄 사람이 왕이되는 왕게임 같지 않아요?”
“그러니까요!”
둘이 한참 웃었다.
우버 쉐어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중간에 타는 사람들은 이미 누군가 타고 있는 걸 보면 미안하다고 하면서 살짝 주눅 들어 있다.
그리고 첫 번째 손님이 스몰토크를 하고 있다가 새로운 사람이 타는 순간.
정적이 차안을 휩쓴다.
서로 눈치 보기 시작.
나도 사실 쉽지 않다.
영어가 유창하다면 세 명을 동시에 끌어들이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어색한 침묵이 찾아오면 나도 같이 조용해진다.
“저 지난주에 우버에서 알림을 받았어요.”
“무슨 알림이요?”
“손님이 신고했대요.
본인이 우버를 탔는데 차 안에 모르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고.”
“엥?”
“본인이 우버 쉐어를 불러놓고 까먹은 거 아니에요?”
우리는 또 웃었다.
“아니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귀신일 텐데요.”
결국 둘 다 또 빵 터졌다.
그날 이후 생각했다.
앞으로 우버 쉐어 손님을 태우면 먼저 말해줘야겠다.
“우버 쉐어 부르셨네요.”
안 그러면 정말 어떤 사람은
‘내 차에 왜 모르는 사람이 타고 있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