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출발했는데, 뒤에서 계속 독일어 같은 말투가 들렸다.
궁금해서 영어로 물었다.
“독일에서 오셨어요?”
그랬더니,
“No, we’re 스위스…사람.”
그리고 갑자기 한국말이 들려왔다.
“우리 집사람이 K드라마를 좋아해요.”
“어떤 드라마 좋아하세요?”
“크래쉬 랜딩…”
“아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캐나다에 사는 40~50대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인 것 같은데요. 하하하!”
“현빈 좋아해요?”
“현빈이요?”
“네, 남자 주인공이요.”
“네! 좋아해요. 너무 스위트하고 제복이 너무 잘 어울려요.”
“맞아요. 그런데 지금은 몸이 좀 벌크업됐어요.”
“아, 그래요?”
그러다 갑자기 내가 깨달았다.
“아!!!! 크래쉬 랜딩 마지막 장면이… 스위스잖아요!!!”
“맞아요. 스위스예요.”
그러면서 레베카가 이야기를 해줬다.
“그 마을에 사람들이 많이 와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어요.”
“와, 저 기사 봤어요. 마을이 굉장히 작은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방문해서 주민들이 불편해한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한국말로 된 이정표도 생겼어요. 그리고 사진 찍으려면 돈도 내야 해요.”
“진짜요?”
그때 옆에 있던 남편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우리 동네 아이들도 한국말을 해요. 영화를 보고 한국을 좋아하게 돼서 한국말을 따라 하기도 하고요. 물론 제일 열정적인 사람은 제 와이프지만요.”
“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레베카 가족은 2년 전에 한국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저희가 2년 전에 한국에 갔었어요. 2주 동안요.”
“아~ 2주는 짧은데요.”
“맞아요. 서울, 속초… 속초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봉화, 부산, 제주도까지 갔어요. 제주도도 정말 좋았고요.”
“와~ 거의 한국의 포인트포인트를 다 찍고 다니셨네요.”
그런데 레베카가 갑자기 말했다.
“그리고 매듭을 좋아해요. 너무 환상적이에요.”
“매듭이요?”
“네, 너무 좋아해요.”
그러더니 제주도에서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제주에서 해녀 체험도 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와… 2주가 진짜 짧았겠네요.”
“네. 또 가고 싶어요.”
그 말을 듣는데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말했다.
“제가 20~30년 뒤에는 한국에 갈 건데, 그때 연락하세요. 제가 재워드릴게요.”
“와!!! 진짜요?”
“그럼요. 제가 은퇴하면 큰 집 하나 사야겠어요. 레베카 친구들까지 다 오려면….”
“하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그러다 차에 올라타려는데 레베카가 말했다.
“차 세우면 이메일 주세요.”
“아, 네!”
나는 이메일을 적어주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가.
한국 음식이 좋다고 하면 괜히 내가 뿌듯하고,
한국 여행이 좋았다고 하면 내가 다 고맙고,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하면 갑자기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레베카처럼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직접 한국까지 여행하고, 제주에서 해녀 체험까지 하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말까지 따라 하는 사람을 만나면 더 그렇다.
헤어지고 차에 올라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한국 가서 에어비앤비나 해볼까?”
한국을 좋아하는 레베카 같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내가 직접 맞아주고,
“어서 와요. 한국 정말 잘 왔어요.”
하면서 내가 아는 한국의 좋은 곳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20~30년 뒤에 정말 큰 집을 하나 사서,
레베카와 친구들이 우르르 놀러 오면 좋겠다.
그때까지 레베카가 내 이메일을 잘 간직하고 있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