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조금 특별한 손님을 태웠다.
처음으로 “이야기 써도 된다”며 이름까지 알려준 손님이었다. 이름은 쉐인(Shane). Air Canada 승무원이었다.
오늘 비행을 나가야 하는데 숙소에 아이디를 두고 와서, 숙소에 잠깐 들렀다가 공항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가족들은 토론토에 살고 있고, 원래는 토론토를 베이스로 비행하다가 3개월 전 밴쿠버로 옮겼다고 했다.
“가족도 토론토에 있는데 왜 밴쿠버로 왔어요?”
내 질문에 쉐인은 바로 대답했다.
“밴쿠버 날씨가 너무 좋아요.”
나는 웃으며 다시 물었다.
“제일 다른 점은 뭐예요?”
그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눈도 적고, 나무도 많고… 모든 게 평화로워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는 토론토 사진에서 나무를 본 것 같아서
“토론토에도 나무 많지 않아요?”라고 물었는데,
쉐인은 체감상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매일 보는 풍경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창밖에 늘 있는 나무들, 비 오는 거리, 산과 바다.
익숙해지면 당연한 것이 되고, 당연한 것은 쉽게 소중함을 잊게 된다.
물론 밴쿠버 사람들도 불평은 한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울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흐린 날씨에 지친다고도 한다.
그랬더니 쉐인이 웃으면서 말했다.
“눈 많이 오는 곳에서 직접 치워봐요. 진짜 힘들어요.”
그 말을 듣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집값만 보고 도시를 선택하지 않는다.
결국은 “어디서 덜 지치며 살 수 있는가”를 따라 이동한다.
눈 치우는 노동, 긴 겨울, 건조한 공기, 삭막한 도시 풍경.
반대로 온화한 기후, 많은 나무, 바다와 산,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이런 요소들은 숫자로 바로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이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경제 요소가 된다.
그리고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결국 돈도 따라온다.
밴쿠버 부동산이 비싼 이유를 단순히 “투자자 때문”이라고만 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세계 여러 도시를 다녀본 승무원조차 “살기 편한 환경” 때문에 밴쿠버를 선택했다는 건, 결국 이 도시의 자연환경 자체가 하나의 자산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현대 경제는 점점 “생존”보다 “삶의 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좋은 날씨.
깨끗한 공기.
집 앞 공원.
걸어서 볼 수 있는 나무와 바다.
예전에는 공짜처럼 존재하던 것들이 이제는 가장 비싼 자원이 되어간다.
결국 미래의 부동산 가격은 단순히 건물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인가”가 결정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돈을 따라 이동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덜 힘들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따라 움직인다.

인원 : 1명
성별 : 남자
거리 : 17.32km
요금 : 27.44불(경유지1건)
시간 : 36분


